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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빌린 돈 안 갚는 사람 경찰에 고소할 때 진술하는 요령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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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비치다 작성일18-07-05 19:36 조회1,9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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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無錢無罪)(4)

어떤 사람이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다. 그 친구는 처음엔 미안해하더니 이제는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경찰서에 가 고소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민사 사안이기 때문에 고소해봐야 소용없으니 그냥 법원에 민사소송을 걸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특히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경찰서에 하소연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만사 사안이니 법원으로 가라고 하면서 고소장 접수조차 받아 주지 않는다. 경찰도 공무원이고, 검사나 판사도 다 같은 공무원인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모르겠다. 이번 글에서는 소송절차, 특히 가장 많이 겪게 되는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차이에 대해 살펴본다.




옛날엔 원님이 검사와 판사 1인 2역

과거에는 마을에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원님이 재판했다. 원님한테 고하면 나쁜 일을 한 사람을 데려다 벌을 주기도 하고 쌀로 갚으라고 하기도 했다. [사진 KBS 2 드라마 장사의 신 캡쳐]

과거에는 마을에 있는 원님이 재판했다.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원님한테 고하면 나쁜 일을 한 사람을 데려다 벌을 주기도 하고, 쌀로 갚으라고 하기도 했다. 요즘으로 치면 원님은 경우에 따라 검사가 되기도, 판사가 되기도 했다. 또 민사 사건인지 형사 사건인지 가리지 않고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는 어떨까. 수사하는 사람(검사)과 판결하는 사람(판사)이 구분돼 있다. 재판도 종류에 따라 민사, 형사, 가사, 행정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렇다면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민사소송은 당사자 사이에 생긴 의견 차이(또는 분쟁)에 대해 제3자인 법원에서 결론을 내려 주는 것이다. 그래서 양 당사자가 원고와 피고가 되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판사가 판결을 내린다. 재판에서 졌다고 해서 전과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반면 형사소송은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국가가 직접 나서서 형벌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고소는 수사 단서로서 의미를 지닐 뿐 반드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결과 죄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소(起訴, 형사사건에서 검사가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공소제기라고도 표현한다)돼 형사재판이 진행될 수 있고, 재판 결과에 따라 처벌을 받고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형사소송에서 당사자는 검사와 피고인일 뿐 피해자가 직접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친구가 돈을 갚지 않아 돈을 갚으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법원에서는 친구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더라도 친구를 구속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

반대로 형사소송에서는 지은 죄에 따라 형을 선고해 처벌할 수는 있어도 피해자에게 돈을 갚으라는 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법원에서 벌금을 납부받아 다시 피해자에게 전달해 주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벌금은 형벌의 일종일 뿐 피해자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같은 사건에 대해 민사와 형사를 따로 진행한다면 시간과 비용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배상명령제도’가 도입됐다. 일정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해자에 대한 손해 배상을 함께 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가해자가 처벌받는 것과는 별개로 손해를 배상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안 따라 민사·형사 동시 진행

민간인에 불과한 한쪽 당사자가 쉽게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각종 증거가 확보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고소를 먼저 해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다시 말해 단순한 채권, 채무 관계는 민사 문제다. 이를 넘어 범죄에 이른 경우는 형사 문제가 되는데, 사안에 따라서는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된다면 민사 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나 민간인에 불과한 한쪽 당사자가 쉽게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각종 증거가 확보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고소를 먼저 해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차이점 때문에 민사와 형사는 대응하는 방식도 다르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상대방이 갚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민사에서는 누구에게 언제, 얼마의 돈을 빌려주었다는 점과 아직 받지 못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주장하며 입증하면 된다.

하지만 형사에서는 단순히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이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도 없으면서 돈을 빌렸다는 점까지 입증해야만 사기죄로 인정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칙적으로 고소는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범죄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지만, 현실적으로 고소가 접수된 모든 사건을 드라마에서처럼 충실하게 수사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고소인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제시해야만 그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도 커진다.




고소인은 자신 주장 뒷받침할 자료 제시해야 유리

그래서 만일 돈을 떼인 사람이 경찰서에 가서 “상대방이 돈을 빌릴 때는 갚을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업도 어느 정도 잘 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빌려줬는데, 지금 태도가 너무 괘씸해서 참다 못해 고소를 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한다면 이 사건은 특별한 조사 없이 무혐의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민사와 형사 등 각종 소송은 그에 따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당사자로서는 각각의 소송에 따라 그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것이라도 소송의 종류에 따라 주장이나 입증해야 하는 부분, 강조해야 할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 그 차이를 모른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검사나 판사가 더 들어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큐렉스 법률사무소 정세형 변호사 jungsehyung @ hanmail .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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